춘야희우(春夜喜雨)

두보

 

 

봄밤 좋은 비

 

 

좋은 비는 시절을 아네

마침 봄에 내리는 군

 

바람을 따라 밤에 몰래 들어와

소리없이 만물을 촉촉이 적시는구나

 

들판의 작은 길은 구름으로 온통 어둑어둑한데

강에있는 배의 불빛만 유독 밝구나

 

날이 밝아 붉은 꽃이 젖은 곳을 보면

꽃 무거운 것이 금관성에 가득하겠구나

 

안록산의 난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정처없이 떠돌던 두보가 사천성의 금관성(청두)에 일시적으로 안착해 두 번째 봄,이때 쓴 작품이다. 봄,밤,비를 노래한 걸작.

첫 구절 ‘희우’가 아닌 ‘호우’는 친숙하지만 의외로 시가에서는 잘 사용하지않는 어휘다.

반가운의 대상인 ‘喜雨’가 아닌 ‘好雨’는 좋은 일을 하는 즉, 착한 雨다.

 

봄+바람,봄+꽃 도 좋으나 ‘봄+비+밤’은 더할 나위없는 조합이다.건조한 봄날, 뿌옇게 들떠있던 천지가 어둠 속에 가라앉을 때 만물의 솟구치는 생기는 숨을 고른다. 아늑하고 여유로운 봄밤에 단비까지 더해지면 감성충만의 완성도높은 작품이다.

 

느긋하고 평화로운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분위기의 반전과 비벎한 기교가 눈길을 끈다. 쓸쓸한 풍경이지만 절망감은 안 느껴진다. 이튿날 새벽 빗물 젖어 한층 선명하게 빛날 꽃들을 상상하는 것은 삶의 작은 소망, 겸허, 어쩌면 모처럼 성도에서 얻은 작은 안정에 대한 감사의 자세같은 묘사다. 비에 젖은 붉은 해당화 혹은 모란꽃은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을 연상시킨고 있다. 그 꽃들이 금관성에 초래한 광경의 총체적 탁월하고 독창적인 묘사가 장관이다.



작성 2026.10.11 07:50 수정 2026.10.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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