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 수출 확대에 힘입어 경남지역 대형 체계기업의 실적이 크게 성장한 가운데, 경상남도가 그 성과를 중소 협력업체까지 확산하기 위한 방산 상생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경남도는 27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 주재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방위산업 상생실천 간담회’를 열고 체계기업과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체계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의 성장 격차다.
도에 따르면 도내 체계기업 6개사의 영업이익은 2022년 4692억원에서 2024년 2조5570억원으로 4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협력업체 23개사의 영업이익은 731억원에서 918억원으로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남도는 체계기업의 성과가 협력업체의 매출 확대와 기술혁신,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다시 안정적인 공급망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체계기업과 중견·중소 협력기업을 포함한 방산기업 20개사가 참석했다. 방위사업청과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경남테크노파크 등 유관기관도 함께했다.
2030년 방산매출 30조·종사자 3만명 목표
경남도는 민선 9기 방위산업 성장전략으로 ‘K-방산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을 경남이 선도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도내 방산 매출을 16조7000억원에서 30조원으로 확대하고 종사자 수도 1만9000명에서 3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주요 구성품 국산화율은 75%에서 85%로 높이고, 매출 10억원 이상 중소기업은 200개사에서 300개사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혁신기반 생태계 강화 ▲상생협력 핵심기술 개발 ▲동반성장 맞춤형 지원 ▲대·중소 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 4대 전략과 13개 추진과제에 2030년까지 총 2조909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박완수 지사는 “방위산업은 국가 성장엔진의 핵심 산업이고 특히 그 중심에 경남이 있다”며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세계 각국에서 기술력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방위산업을 키워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화·현대로템·KAI도 협력사 지원 확대
체계기업들도 이날 구체적인 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협력사의 첨단분야 신기술 연구개발과 혁신 성과 창출을 위한 ‘혁신 성과 공유제’를 신설해 R&D 비용과 연구활동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1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과 함께 경남 항공·방위산업의 고용 유지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약 10억원의 상생협력기금도 출연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동반성장펀드를 확대해 15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금융기관과 연계해 1000억원 규모의 보증지원과 추가 금리 인하 등을 추진한다. 협력업체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개발비 2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KAI는 협력사 경영 안정화를 위한 긴급 운영자금 직접 지원과 정책자금 대출, 단가 인상 등에 920억원을 지원한다. 장비 투자와 생산성 향상 등에 322억원, 고용 확대를 위한 복리후생과 해외 우수인력 양성 등에 57억원을 지원하는 등 전체 13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을 추진한다.
협력사 “단순 임가공 넘어 턴키 발주 기회 달라”
협력업체들의 요구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단순 임가공 단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해 달라는 데 모였다.
협력업체들은 설계·해석·시험평가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할 역량을 갖춘 기업에 ‘턴키(Turn-key)’ 방식의 발주 기회를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체계기업들은 협력업체의 기술역량을 고려해 민수사업과 R&D 과제에 RSP(Risk Sharing Partner·위험 분담 파트너십) 형태로 공동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국방벤처 지원사업 요건 완화와 방산 분야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 우선 배정, 방산항공 MRO 클러스터 조성, 방산 제품 공동시험·평가 기반 구축 등의 건의도 나왔다.
경남도는 도 차원에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은 정책에 반영하고 법령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과제는 정부와 관계기관에 건의하기로 했다. 중장기 검토가 필요한 사항은 민선 9기 방위산업 정책과 연계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박 지사는 “경남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와 기술개발, 입지, 인력 문제 등에 대해 도가 적극 노력하겠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운 점이나 행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말씀해 주시면 도정에 반영하고, 정부 제도나 법령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관계기관과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체계기업과 협력업체의 영업이익 증가 폭에서 상당한 차이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2조9092억원 규모의 방산 육성정책과 체계기업의 상생지원이 중소 협력업체의 매출과 수익성, 기술 경쟁력 향상으로 실제 이어지는지가 정책 성과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